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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 3편

by 앙꼬코리뽕 2025. 4. 26.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표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표지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 1939)>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추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1939년 출간된 이후 1억 부 이상 판매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추리소설로 기록되어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초등학생 때 이 소설을 읽었는데 밤을 새어가며 읽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범인을 알 수 없어 초조해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각각의 과거를 가진 10명의 남녀가 초대를 받아 인디언 섬(현재는 솔져 섬이라고 번역됩니다)이라 불리는 외딴섬에 모이면서 시작됩니다. 초대장은 각기 다른 명분(직업 제안, 휴가, 지인 추천 등)을 담고 있지만, 이들을 실제로 초대한 U.N. 오언(U.N. Owen)이라는 인물을 실제로 만나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섬에 도착한 손님들은 저택에 설치된 녹음기를 통해 각자가 과거에 저지른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은 살인'에 대한 혐의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 명씩 끔찍한 방식으로 살해당하기 시작하죠. 살인은 저택에 걸려 있는 동요 <열 명의 병정 소년> 가사에 나와 있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한 명이 살해될 때마다 선반에 놓인 인형이 사라집니다. 

섬은 외부로부터의 접근이 차단되어 있는 밀실이었고, 초대받은 10명 외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살인자는 그들 중 한 명임이 확실합니다.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이 살인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로를 의심하고, 결국 점점 미쳐갑니다. 결국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죽고 난 후, 진짜 범인의 정체는 나중에 숨겨진 자백 편지를 통해 밝혀지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완벽한 반전을 갖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밀실과 고립된 공간에 갇혀 서로를 의심하는 인물들, 점점 늘어나는 시체, 정해진 규칙에 따른 살인 등 추리소설의 모든 기본 장치를 완벽하게 활용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단순한 범죄 미스터리를 넘어, 철저한 구조와 정교한 플롯, 강렬한 심리 묘사, 예상 불가능한 전개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문학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라 평가받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연극으로 제작되었으며, 추리소설 입문자나 애거서 크리스티를 처음 접하는 분들께 가장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34)>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한 매력적인 탐정, 에르퀼 푸아르(Hercule Poirot)가 등장하는 소설입니다. 오리엔트 특급 열차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집단 살인 미스터리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1930년대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가 배경으로, 벨기에 출신의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는 사건을 마치고 귀귀국하기 위해 이 열차에 탑승하게 됩니다. 열차에는 여러 국적과 배경을 가진 13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한밤중에 눈보라로 열차가 멈춘 상황에서 승객 중 한 명인 사무엘 래쳇(Samuel Ratchett)이라는 미국인이 자신의 침실에서 칼에 찔려 살해당한 채 발견됩니다. 

래쳇은 가명으로, 실제 그의 정체는 과거 미국민들을 분노에 빠트린 아동 유괴 살인 사건의 범인이었습니다. 래칫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간 뒤 유럽으로 도망쳐 온 것이었습니다. 푸아로는 모든 승객을 하나하나 면밀히 조사하고, 각자의 알리바이와 증언을 교차 분석하면서 진실을 좁혀갑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범죄자를 사적으로 직접 처벌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사회에 던집니다. 단순히 추리소설을 넘어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를 던졌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고전 추리소설의 전형인 '한 명의 범인, 완벽한 알리바이 깨기'라는 명제에서 벗어나 집단 범행이라는 파격적인 구성을 제시한 소설로, 애거사 크리스티가 이 작품을 통해 추리소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에르퀼 푸아로 시리즈'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그의 지적 추리와 도덕적 고민이 모두 드러나는 작품으로 높이 평가됩니다. 이 작품 역시 그동안 영화로 여러 번 제작되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17년 케네스 브레너(Sir Kenneth Branagh)가 직접 감독하고 푸아로로 출연한 영화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나일 강의 죽음 (Death on the Nile, 1937)>

 

<나일 강의 죽음>은 이집트의 나일 강 유람선 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에르퀼 푸아로가 해결하는 추리 소설로, 이국적인 풍경과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인간 군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아름답고 부유한 상속녀인 리넷 리지웨이(Linnet Ridgeway Doyle)는 자신의 친구인 재클린(Jacqueline de Bellefort)의 남자친구 사이먼 도넬(Simon Doyle)을 빼앗아 결혼하고, 나일 강 유람선을 타고 신혼여행을 즐깁니다. 졸지에 남자친구를 친구에게 빼앗긴 재클린은 이들은 스토킹 하듯 따라다니며 위협적인 행동을 보입니다. 

그러던 중 유람선 안에서 리넷이 총에 맞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유람선을 타고 있던 모든 승객이 용의선상에 오르며, 푸아로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리넷에게 원한이 있는 재클린이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이지만, 리넷이 살해당하던 시간에 재클린은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재클린 말고도 유람선에는 리넷의 유산을 노리고 있던 친척과 과거 리넷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 이상한 행동을 하는 하인 등이 타고 있었고, 이 모든 인물에게 살해 동기와 사건 당시 의심스러운 점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하지만 푸아로는 유람선이라는 밀실 속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완벽해 보이던 트릭을 파헤치고, 더 나아가 살인의 동기와 공범의 존재를 밝혀내며 사건을 해결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나일 강의 죽음>에서 사랑의 어두운 이면을 냉정하게 묘사합니다. 질투와 배신, 집착이 어떻게 파멸을 초래하는지를 섬세한 감정 묘사로 많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명성에 맞게, <나일 강의 죽음> 역시 반전이 빛난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또한 리넷과 재클린이라는 두 여성 인물의 대비와 갈등을 중심으로 묘사함으로써, 여성 캐릭터의 감정과 서사를 풀어낸 초기 여성 서사 고전으로 높이 평가받습니다. <나일 강의 죽음> 역시 여러 번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