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Dune), 1965>,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
1965년 출간된 <듄>은 현대 SF 문학의 금자탑으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감독의 <스타워즈(Star Wars)>를 포함해 수많은 영화와 소설, 창작물에 영감을 주며 SF 장르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은 <듄>이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와 <1984>처럼, 인간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담아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권력과 예언, 인간의 자유 의지를 철학적으로 탐구해 SF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극찬을 합니다.
<듄>은 먼 미래, 은하 제국이 지배하는 우주를 배경으로, 아라키스(Arralis)라는 사막 행성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담고 있습니다. 아라키스는 우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스파이스(spice)'를 채굴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으로, 스파이스는 수명 연장, 예지 능력, 우주 항해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은하 제국의 유력 귀족 가문인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황제의 명령으로 아라키스 행성의 통치를 맡게 됩니다. 폴 아트레이데스(Paul Atreides)는 아버지인 공작과 함께 황제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아라키스 행성으로 향하지만, 이는 사실상 함정으로 경쟁 가문인 하코넨 가문이 몰래 협공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폴과 그의 어머니는 반란과 음모 속에서 살아남아 사막의 원주민인 프레멘(Fremen)과 힘을 합쳐 생존하고, 점차 프레멘의 리더이자 '메시아'로 떠오릅니다. 폴은 그 과정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자신의 초능력을 각성하게 되고, 이를 통해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혁명을 이끌며 거대한 우주적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듄>은 SF의 클래식이자, 문학적으로도 풍부한 의미를 지닌 걸작입니다. 진입 장벽이 다소 있지만, 그만큼 깊이 있고 강력한 몰입감을 주는 작품입니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이 제작한 영화판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SF를 좋아하시는 독자뿐 아니라, 심도 깊은 정치 드라마나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도 추천합니다.
<라마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Rama, 1973)>,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
하드 SF의 정수로 평가받는 <라마와의 랑데부>는 아서 C. 클라크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하드 SF란 SF의 하위 장르로, 과학적 정합성에 기반한 사고 실험과 상상력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의미합니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아서 클라크 특유의 정확한 기술 묘사와 상상력이 잘 융합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과학적 지식과 기술, 우주 환경에 대한 실제적 묘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모르면 쓰지 못할 수준"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입니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2130년, 태양계를 지나가는 거대한 원통형 우주선 라마(Rama)를 인류가 처음으로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물체는 길이 약 50km, 직경 20km에 달하는 거대한 외계 문명의 유물로 추정되며, 내부는 인공 중력과 도시 구조물까지 갖추고 있는 거대한 인공 세계입니다.
인류는 우주선 엔데버호(Endeavour)를 라마에 접근시켜 내부 탐사를 시도합니다. 엔데버호의 사령관인 노턴(Norton)과 탐사대는 라마 내부에서 자동화된 기계 생명체와 조명 시스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지형 구조를 발견하면서, 라마가 하나의 살아 있는 우주선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 미스터리한 외계 문명은 끝까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라마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지적 호기심, 기술의 한계, 외계와의 소통 문제 등을 드러내지만, 라마는 인류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않고, 또한 인류에게 아무런 위협이나 교류도 없이 태양계를 지나 사라집니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우주전쟁'이나 '외계인과의 충돌' 같은 내용 없이, 외계 문명의 존재를 관찰과 탐험을 통해 조용히 접근한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외계 문명을 '이해하거나 지배해야 한다'는 인간 중심 사고를 뒤집고,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타자와의 조우'라는 존재론적 메시지를 전한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아서 C. 클라크는 여러 속편을 집필했으며, 이는 '라마 시리즈'로 확장되었습니다.
<스타쉽 트루퍼스 (Starship Troopers, 1959) >,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 Heinlein)
로버트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는 대표적인 밀리터리 SF 소설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한 우주 전쟁물이 아니라, 정치철학, 시민의 책임, 군사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담은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은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와 함께 SF의 3대 거장으로 평가받는 작가입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는 현대 밀리터리 SF 장르의 시초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실제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파워 아머(Power Armor), 드롭 포드(Drop Pod), 벌레 형태의 외계인과의 전투는 SF 장르의 클리셰가 되어, 많은 SF 작가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는 인류가 여러 외계 종족과 전쟁 중인 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후안 조니 리코(Juan "Johnny" Rico)는 친구를 따라 군대에 입대한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지구 연방은 군 복무를 마쳐야 시민권이 주어지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리코는 '책임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 군대에 들어가게 됩니다. 리코는 정예 전투 부대인 보병에 배속되어, 파워 아머를 입고 외계 생명체인 버그(Bug)와의 전쟁에 참여하게 됩니다.
소설은 리코의 훈련 과정과 전투, 그리고 이 과정에서 리코가 성숙한 시민이 되는 과정을 따라 전개되며, 중간중간 교관과 교사의 정치철학 강의, 전쟁에 대한 윤리, 군복무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합니다. 단순한 전쟁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개인의 책임과 공동체, 자유와 의무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성찰과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일부 독자들은 <스타쉽 트루퍼스>가 군사주의와 계급주의를 지나치게 찬양한다고 비판하지만, 도리어 전체주의 사회에 대해 '사회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1997년 폴 버호벤(Paul Verhoeven) 감독에 의해 할리우드(Hollywood)에서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을 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