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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로맨틱 소설의 고전 3편

by 앙꼬코리뽕 2025. 4. 25.

<오만과 편견> 표지
민음사에 출판된 <오만과 편견>입니다. <오만과 편견>은 민음사 외에도 많은 출판사에서 책으로 나와 있습니다.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1813)>, 제인 오스틴(Jane Austen)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1813년 출간된 이래, 영문학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로맨스 소설 장르를 넘어, 사회 풍자와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번 TV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습니다. 그중 1995년 영국 BBC에서 제작된 드라마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당시 다아시(Darcy) 역을 맡은 콜린 퍼스(Colin Firth)는 영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국민 배우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19세기 초 영국의 시골 마을의 젠트리인 베넷 가문에는 다섯 명의 딸이 있는데, 어머니는 딸들을 잘 결혼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여성은 결혼을 통해서만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넷 가문의 둘째 달인 엘리자베스 베넷( Elizabeth Bennet)은 총명하고 자존심 강하며 독립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한 무도회에서 부유한 신사인 피츠윌리엄 다아시( Fitzwilliam Darcy)를 만나게 되지만, 그의 무뚝뚝하고 오만한 태도 때문에 첫인상부터 좋지 않게 느낍니다. 이후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친구의 연애를 방해했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을 계급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태도 등을 통해 더 큰 반감을 가지게 됩니다. 반면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똑똑하고 당당한 모습에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여러 사건을 통해 다아시의 진짜 인품과 배려심, 그리고 엘리자베스 자신의 편견을 깨달으며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결국 '오만(다아시의 자존심)'과 '편견(엘리자베스의 선입견)'을 극복한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결혼하게 됩니다. 

<오만과 편견>은 현대 로맨스 소설의 원형을 만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남녀 주인공의 갈등과 서로에 대한 이해, 심리 묘사, 계계급과 같은 사회적 배경과 로맨스를 연결한 점 등은 모두 후대의 작품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엘리자베스를 통해 여성에게 억압적이던 사회 구조에서 여성의 삶과 계급 구조, 자아 성찰을 잘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엘리자베스는 지금 읽어도 여전히 매력적인 주인공이며, 다아시 역시 단순히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내면적 변화와 성숙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여전히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주제 의식에서 <오만과 편견>이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제인 에어(Jane Eyre, 1847)>,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ë)

 

<제인 에어>는 1847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도 자기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을 다룬 소설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고전입니다. 여성의 자아와 독립, 사랑과 도덕 사이의 갈등을 다룬 매우 입체적이고 감성적인 소설입니다. 

제인 에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외삼촌 집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랍니다. 결국 기숙학교로 보내지는데, 그곳에서도 열악한 환경과 엄격한 규율 속에서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냅니다. 그러나 제인은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인격을 다듬으며, 강한 자립심과 도덕성을 갖춘 성숙한 여성으로 성장합니다. 

성인이 된 제인은 손필드 저택(Thornfield Hall)의 가정교사로 취직하게 되고, 그곳에서 고용주인 에드워드 로체스터(Edward Rochester)를 만나게 됩니다. 로체스터는 거칠고 괴팍하지만 매력적인 인물로,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결혼식 날 로체스터가 이미 결혼한 적이 있다는 사실, 미치광이 아내를 다락방에 숨겨놓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집니다. 충격을 받은 제인은 그 길로 저택을 떠나 자립적인 삶을 선택합니다. 방황 끝에 제인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잠시 안정을 찾고, 뜻밖에도 유산을 상속받게 되며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얻게 됩니다. 이후 로체스터가 큰 불로 인해 저택을 잃고 부상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인은 다시 그를 찾아가고, 그의 진심과 고통을 이해한 뒤, 평등한 입장에서 사랑을 선택합니다.

<제인 에어>는 19세기 당시 여성 작가들이 흔히 쓰던 순종적이고 이상적인 여성상과는 다른, 자기 목소리를 가진 여성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큰 반향을 얻었습니다. 특히 여성의 독립성과 감정,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한 점은 매우 혁신적이라 평가받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고딕 소설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미스터리와 함께, 현실적인 사회 제도, 계급, 교육의 문제를 동시에 다룹니다. 문학적으로도 고딕과 사실주의가 결합된 보기 드문 성공 사례로 평가됩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분은 물론, 여성주의적 시각, 고딕 문학, 심리 소설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1847)>,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ë)

 

<폭풍의 언덕>은 영문학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강렬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1847년 출간 당시에는 대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비극적 사랑, 인간 본성, 복수와 집착의 드라마로 재조명되며 지금은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폭풍의 언덕>은 잉글랜드 북부 황량한 벌판에 위치한 두 저택인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과 '트러슈크로스 그레인지(Thrushcross Grange)'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가문의 얽히고설킨 사랑과 증오, 복수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폭풍의 언덕의 주인인 언쇼 씨는 거리에서 고아인 히스클리프(Heathcliff)를 데려와 가족처럼 키웁니다. 히스클리프는 언쇼의 딸인 캐서린(Catherine Earnshaw)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자랍니다. 하지만 언쇼가 죽은 후, 캐서린의 오빠인 힌들리가 히스클리프를 학대하며 집안의 하인으로 격하시키고, 히스클리프는 점점 증오심을 키워갑니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사랑하지만, 신분 상승을 위해 부유한 가문인 린튼가의 에드거(Edgar Linton)와 결혼을 선택합니다. 히스클리프는 절망 속에 집을 떠나고, 몇 년 뒤 부유하고 냉혹한 남성으로 돌아와 치밀하게 두 가문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웁니다. 

히스클리프는 자신의 아들과 캐서린의 딸 캐시(Cathy), 린튼가의 후손 등을 교묘하게 이용해 두 가문의 모든 재산과 권력을 장악합니다. 하지만 복수로 가득 찼던 히스클리프도 결국 사랑과 광기에 시달리며 몰락하게 되고, 캐시와 힌들리의 손자 헤어턴(Hareton)은 과거의 어둠을 딛고 화해와 사랑의 희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묘사되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폭풍의 언덕>은 전통적인 로맨스와 다르게, 사랑을 순수하거나 숭고한 감정으로 그리지 않고, 파괴적이고 본능적인 욕망으로 표현합니다. 이 점에서 문학사적으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히스클리프는 문학사에서 가장 복잡하고 논쟁적인 캐릭터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평론가들은 히스클리프를 단순한 악인이 아닌, 상처 입은 존재의 극단적 반응을 보여준다고 해석하며, 이를 통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한 작품이라고 바라봅니다.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는 여성 작가로서 이처럼 격정적이고 어두운 세계를 그렸다는 점에서 여성주의 운동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