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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질투, 배신과 파멸,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by 앙꼬코리뽕 2025. 4. 26.

&lt;오셀로&gt; 표지
<오셀로> 책 표지 이미지입니다.

 

<오셀로(Othello)> 작품 내용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는 사랑과 질투, 배신과 파멸이라는 강렬한 감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비극입니다. 주인공 오셀로는 베니스 공화국의 흑인 장군으로, 백인 귀족 여인 데스데모나와 사랑에 빠져 결혼합니다. 오셀로의 부하인 이아고는 자신이 진급하지 못하자,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혀 오셀로를 파멸시키기 위해 교묘한 음모를 꾸밉니다. 

이아고는 오셀로의 부하 카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를 꾸며 오셀로가 둘의 사이를 의심하게 만들고, 점점 광기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결국 오셀로는 분노와 질투에 휩싸여 데스데모나를 목 졸라 살해합니다. 그러나 데스데모나가 죽고 난 후 진실이 드러나고, 이아고의 추한 계략이 밝혀집니다. 오셀로는 절망에 빠져 자결하고, 데스데모나의 죽음을 막지 못한 모두는 슬픔에 잠깁니다. 

이 작품은 사랑과 질투를 단순하게 다루지 않고, 인종과 신분, 권력, 자아 정체성, 불안하고 나약한 인간의 심리 상태 등 복합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가장 어두운 감정이 어떻게 현실을 뒤틀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셀로와 이아고의 심리적 긴장, 데스데모나의 순수함과 비극적 희생이 작품 전체를 이끄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단순한 비극을 넘어 심도 깊은 상징성과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오셀로>에 대한 평가

저는 <오셀로>를 연극으로 먼저 보고, 이후 책을 읽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책으로 출판된 대본을 먼저 접하기보다는 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으로 <오셀로>를 접했을 겁니다. 저 역시 <오셀로>를 연극으로 보면서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이아고를 맡은 배우들이 뿜어내고 팽팽한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오셀로>를 연극으로 당장 접하기 힘든 분들이라면 책으로 먼저 접해도 좋습니다. 마치 연극 대본을 읽듯이 천천히 배우가 된 듯한 호흡으로 대사를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관객과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비극으로 평가받습니다. 많은 독자들은 오셀로의 파멸을 지켜보며, 사랑이 어떻게 질투로 바뀌고,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하는지를 실감 나게 느낍니다. 특히 이아고라는 캐릭터는 인간 심리의 가장 이기적이고 악의적인 면을 구현한 인물로, 독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만 동시에 매혹을 느끼게 합니다. 

독자들은 오셀로의 나약함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이아고의 거짓말에 너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데스데모나의 순수함과 무조건적인 사랑 역시 슬프고 아름답게 다가오지만, 동시에 여성 캐릭터의 수동작인 희생에 아쉬움을 느끼는 독자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셀로>는 단순한 흑백 구도를 넘어 각 인물의 감성선을 따라가는 데에서 오는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현대 독자들은 이 작품 속에서 '인종', '성별', '권력'이라는 요소들이 교묘하게 얽혀 있는 점에 주목합니다. 오셀로가 흑인으로서 백인 사회에서 받는 미묘한 차별, 데스데모나가 순종적인 여성상으로 묘사되면서 희생되는 구조, 이아고가 권력을 얻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방식 등은 오늘날의 사회 문제와도 연관되어 해석되기도 합니다.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악의 전형, 이아고

문학 평론가들은 <오셀로>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심리적으로 밀도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합니다. 특히 이아고라는 인물의 캐릭터 구축은 셰익스피어 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아고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치밀하고 교활한 면을 대표하는 인물로, '악의 화신'이자 '현대적인 악의 시초'로도 평가받습니다. 이아고는 자신의 열등감과 열등감에서 비롯된 질투를 동력으로 삼아 교묘하게 타인을 조종하는 인물로, 인류 문학사상 가장 설득력 있는 '악역'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이아고가 말과 언어를 무기로 타인을 조작하고, 거짓을 진실처럼 보이게 만드는 능력을 통해 셰익스피어는 언어의 힘과 위험성을 강조합니다. 

평론가들은 <오셀로>가 당시 희곡에서는 드물게 인종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흑인인 오셀로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외감과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근대 사회의 인종적 편견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선구적인 시도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또한 데스데모나의 캐릭터는 전통적인 여성상과 순종의 이미지로 비판되기도 하지만, 그녀의 도덕성과 사랑의 순수함은 도리어 작품의 도덕적 기준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오셀로>에서 다루는 인종과 성별, 권력 구조를 현대 사회와 연결해 분석하는 연구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는 셰익스피어 희곡이 갖는 시대를 넘어선 보편성을 보여줍니다.